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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느린 걸음] 박노해 '걷는 독서'

세종뉴스 | 기사입력 2024/11/21 [10:57]

[느린 걸음] 박노해 '걷는 독서'

세종뉴스 | 입력 : 2024/11/21 [10:57]

 

단 한 줄로도 충분하다

삶의 길잡이가 되어줄 박노해 시인의 문장 423

나를 나아가게 하는 지혜와 영감의 책 걷는 독서

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형식의 책. 박노해의 걷는 독서는 단 한 줄로 충분하다.

 

꽃은 달려가지 않는다

자신감 갖기가 아닌 자신이 되기

일을 사랑하지 말고 사랑이 일하게 하라

패션은 사상이다

악의 완성은 선의 얼굴을 갖는 것이다

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

 

한 줄의 문장마다 한 권의 책이 응축된 듯한 423편의 글과 박노해 시인이 20여 년간 기록해온 세계의 숨은 빛을 담은 컬러사진이 어우러져 실렸다. 880쪽에 달하여 마치 경전이나 사전 같아 보이는 두께감,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와 하늘빛 천으로 감싼 만듦새는 작은 핸드백처럼 아름답다.

 

표지에 상징처럼 새겨진 걷는 사람의 고전적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. 박노해 시인이 2008년 고대 문명의 발상지 알 자지라Al Jazeera 평원에서 만난 걷는 독서를 하는 소년을 찍은 사진에서 따왔다. “따사로운 햇살은 파릇한 밀싹을 어루만지고, 그는 지금 자신의 두 발로 대지에 입 맞추며 오래된 책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. 선조들의 복장과 걸음과 음정 그대로 근대의 묵독 이전의 낭송 전통으로 걷는 독서’.” 박노해 시인은 이 오랜 독서 행위인 걷는 독서의 체험을 오늘날 우리에게 새롭게 전하고자 했다. 걷는 독서는 언제 어느 곳을 걸으며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을, 삶의 모든 화두가 담겨 있는 한 권의 책이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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